코드아일랜드
경험을 통해 배우는 프로덕트 매니저⎥코드스테이츠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4기 한승호님
2022년 12월 21일
코드스테이츠 IT커리어 커뮤니티 코드아일랜드에는 커리어를 전환한 다양한 IT 직군 종사자가 있습니다. '주민 이야기'에서는 코드아일랜드에서 활동하는 코드스테이츠 부트캠프 졸업생을 만나 각양각색 커리어 전환 ・ 성장 서사를 들어볼게요.
⎟ 세 줄 요약 ⎟
✅ 마틴은 우연히 듣게 된 성인 교육 강의에 매료돼 교육 사업에 도전한다. 이후 ‘시장의 중요성’을 깨닫고 코드스테이츠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부트캠프를 신청한다.
✅ 현재 금융 도메인 스타트업 PM으로, 전략 기획과 사업 기획을 맡는 사업 기획 개발자이면서 CEO 스태프로 일하고 있다.
✅ 마틴의 다음 목표는 일에 미친 조직에서 살아남는 것이고, 그 조직에서 배운 것으로 창업을 꿈꾸고 있다.
*‘코아’란 코드스테이츠 IT 커리어 커뮤니티인 ‘코드아일랜드’의 줄임말입니다.
*‘주민’이란 코드아일랜드 디스코드 서버에 들어와 있는 코드스테이츠 수강생, 수료생, 외부 소속의 사람들을 가리킵니다.
👱🏻♀️ 수키
여러분은 세운 계획을 끝까지 완수하는 편인가요? 오늘 만난 주민은 인생 계획을 세워놓고 착착 실천하는 분인데요. 목표한 바를 이루기 위해 구체적인 이정표를 세우고 하루하루를 의미 있게 보내며 ‘열정’, ‘야망’, ‘성공’이라는 키워드와 가장 잘 어울리는 마틴을 초대했습니다. 안녕하세요, 마틴!
🤵🏻 마틴
안녕하세요. 저는 B2B 핀테크 스타트업에서 사업 기획 개발자와 CEO 스태프를 병행 중인 한승호예요. 코아 닉네임은 마틴으로 활동 중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 수키
라디오를 준비하며 마틴의 블로그를 읽었는데, 마틴은 목표를 정하면 달성하기 위해 빠르게 실행하는 ‘열정캐’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청취자에게 마틴의 목표는 무엇인지, 현재 어느 정도까지 도달했는지 공유해 줄 수 있나요?
🤵🏻 마틴
블로그 게시글마다 삶의 이정표 같은 글을 맨 앞에 반복해서 넣고 있어요. 위 이미지처럼요. 저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매일 등산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유명한 스타트업 대표들의 공통점은 최고가 되기 위해 꾸준히 노력했다는 것인데요. 현재 자신의 위치를 판단하지 않고, 고지(목표)를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등산(노력)했더니 결국 성공했다고 해요. 지금의 저를 판단하기보다 목표를 향해 꾸준히 올라가려고요. 지금은 해발 10m 정도에 도착한 것 같아요.
👱🏻♀️ 수키
10m 올라가기도 어렵잖아요. 앞서 언급한 삶의 이정표에 ‘경영과 자본주의의 전반을 배우고 싶다’고 적은 이유가 궁금해요.
🤵🏻 마틴
저는 대학생 때부터 인생에 대해 고민해왔어요. 성장과 성공이 제 삶에 중요하다는 걸 빨리 깨달았거든요. 당시 대기업에 들어간 선배들을 만날 때마다 죽고 싶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모두가 바라는 좋은 직장에 가더라도 그것이 삶의 행복이 아닐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앞으로 인생의 절반을 직장에서 보내게 될 테니 성공하려면 직장에서 행복을 찾아야겠다고 느꼈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여러 가지 일을 도전하게 됐고요.
👱🏻♀️ 수키
어떤 일에 도전했나요?
🤵🏻 마틴
이십대 초반에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이 많아서, 성인 자기 계발 학원에 다니며 자아 탐색 강의를 들었어요. 이 프로덕트가 세상에 꼭 존재해야 할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죠. 수업 끝나고 대표님한테 달려가 인턴 자리라도 달라고 졸랐어요. 그런데 돈이 없어서 사람을 못 뽑는다는 거예요. 하지만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 23살에 무급으로 일하기 시작했어요. 돈은 벌지 못하더라도 교육하는 게 좋았어요. 퇴사한 뒤에는 창업에 도전했고요. 나름대로 교육 서비스를 만들어 보려고 했죠. 전제는 좋아하는 일로 돈을 벌어보자는 것이었고, 서비스를 만들어 월 50만 원 정도의 매출을 냈답니다.
당시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라는 책이 베스트셀러였고, ‘나다운’ 카피가 유행했어요.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찾는 것에 관심이 많은 시기였죠. 그래서 온라인으로 들을 수 있는 자아 탐색 프로그램도 만들었는데, 좋아하는 일로 돈을 벌겠다는 목표는 달성했지만 좋아하는 것만 해서는 부족하다는 것을 배웠어요. 돈을 택할 건지, 의미를 택할 건지 고민했고 결국 돈을 택했어요. 시장의 중요성도 깨달았고요. 시장이 커야 많이 벌 수 있다고 느꼈거든요. 그다음으로 어떤 일을 하면 좋을까 고민하다 프로덕트 매니저를 선택했고 사업 기획 개발자가 되었어요.
👱🏻♀️ 수키
그 과정 사이에 코드스테이츠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부트캠프를 수강한 건가요?
🤵🏻 마틴
정확히는 창업을 마치고 수강했어요. 원래 공무원직인 국회의원 보좌진을 하려고 했거든요. 인턴 제도인데, 무급이에요. 하려던 차에 우연히 ‘AI와 정치’라는 청년 세미나를 들었어요. 일본에서 AI 정치인이 출마했다는 내용이었죠. 30% 정도 득표하고 낙선하였는데, 그 소식이 저에겐 엄청난 충격이었어요. 왜냐하면 20년 정도 버텨야 전문가가 되는데, 그 사이에 AI 정치인이 등장하면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는 고민 때문이었죠. 그래서 빅데이터 국비 지원 교육을 선택해 파이썬을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너무 어렵더라고요. 다행히 짝꿍이 많이 도와줬고, 창업 당시 자동화하지 못했던 영역을 자연어 처리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재미가 붙었어요. 하지만 깨달은 사실은 제가 제품의 성능을 0.1% 정도 개선하더라도 개발을 미친 듯이 좋아하는 친구들 사이에서 아무런 성취감이나 희열을 느끼지 못한다는 거예요. 서비스 기획은 재미있었어요. 마침 쿠팡 플레이 헤드 김성한 님이 쓴 책을 읽었고, 프로덕트 매니저에 매력을 느껴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부트캠프 과정을 신청하게 됐죠.
👱🏻♀️ 수키
코드아일랜드 주민들은 개발뿐만 아니라 다양한 직군에서 일하고 있어요. 주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생각하는 프로덕트 매니저의 업무가 다를 것 같아요. 프로덕트 매니저라는 단어가 워낙 혼용돼서 쓰이기도 하잖아요. 마틴이 정의하는 PM의 업무는 무엇인가요?
🤵🏻 마틴
현업에 오고 나니 오히려 정리가 더 힘든 직무라고 느껴져요. 회사가 정의하는 제품과 문화에 따라 PM이 수행해야 할 범위가 다르다고 생각하거든요. 예를 들어 어떤 회사는 PM이 개발 외에 모든 것을 책임지기도 하고, 어떤 회사는 서비스 기획에만 한정해 화면을 그리는 직무만 담당하기도 하고요. 굳이 정의해 본다면 ‘IT 기업의 제품, 웹/앱 기반의 제품들을 책임지는 사람’이 될 것 같아요. 이것 외에는 공통으로 정의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생각해요.
👱🏻♀️ 수키
말한 것 중에 ‘책임’이라는 단어가 귀에 들어왔어요. 그 단어가 많은 것을 표현한다고 생각해요. 마틴 이야기를 들으면서 ‘PM이 분야에 따라 하는 일이 다르더라도 필요한 공통 자질을 꼽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 마틴
‘고객을 향한 마인드‘와 ‘오너십’, 두 가지를 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일하다 보면, 일하는 사람의 관점에서 제품을 바라볼 때가 많거든요. 예를 들어, 요즘 사용하지 않으려고 하는 단어가 ‘제공한다’, ‘전달한다’예요. 이런 단어는 주로 ‘주는 사람’ 입장에서 쓰이거든요. ‘기능을 제공한다’를 목표로 잡으면, 주고 끝나요. 그런데 ‘고객이 무엇을 인지한다’로 정의하면 주는 것을 넘어 고객이 인지하는 것까지가 팀의 책임이 돼요. 저는 고객 관점을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이 PM이라고 생각해요.
👱🏻♀️ 수키
오너십에 대한 이야기도 듣고 싶어요.
🤵🏻 마틴
제품을 만드는 과정 그리고 출시 이후에도 지속해서 의사 결정해야 하잖아요. 의사 결정은 결국 PM이 판단하고, 책임진다고 생각해요. 회사의 요구 사항과 개발자, 그로스 마케터의 요구사항도 모두 PM에게 전달되기 때문에 그 안에서 늘 최선을 선택해야 하죠. PM이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지만, 결국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판단하는 사람으로 볼 수 있어요.
👱🏻♀️ 수키
지난 라디오에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부트캠프 출신 tak이 나와서 ‘PM은 모든 일을 하는 미니 CEO 같다’는 이야기를 했었어요. 정말 치열하게 고민해야 하는 포지션이네요. 마틴도 계속 동기부여 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 같아요. 어떻게 지치지 않고 계속 산을 타는지 궁금해요.
🤵🏻 마틴
23살 때 일했던 회사에서는 매일 출근하면서 가장 먼저 해야 했던 일이 회사의 핵심 가치를 필사하는 거였어요. 그중 하나가 ‘프로는 동기부여할 필요가 없다’ 즉, ‘동기부여는 스스로 할 줄 안다’는 문장이었죠. 이후부터 무엇을 하더라도 스스로 의미를 발견하려고 항상 노력해요. 제 인생에 가장 많은 영향을 준 책 중의 하나가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라는 책이에요.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수용소에 있던 사람 중 살아남은 사람들의 공통점을 다룬 책인데요. “여기서 반드시 나갈 거야”라고 생각한 사람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희망을 잃고 죽어갔던 반면, 매일 발생하는 사건과 시간 속에서 의미를 찾고 스스로 연결 지은 사람들은 끝까지 살아남았어요. 나에게 일어나는 일에서 의미를 찾는 게 중요하구나 생각했죠. ‘오늘 이 사건은 왜 일어났을까’, ‘내가 이 사건을 통해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등을 물어봅니다. 실수한 것을 자책하기보다 더 나아지기 위해 어느 정도 실수는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니까요.
👱🏻♀️ 수키
되게 건강한 내용이네요. 마틴의 다음 스텝은 어디인가요?
🤵🏻 마틴
IT 업계에 발을 들이고 나서 저의 다음 목표는 항상 토스였어요. 예전부터 일에 미친 조직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했거든요. 그 이유가 ‘인액터스’라는 대학생 창업 동아리 때문인데, 전 세계 대학생들이 월드컵을 해요. 그때 운 좋게 서울대 지부 회의에 초대받아 한 번 참석했어요. 월드컵에서 서울대가 항상 1위를 했거든요. 어떻게 매번 1위를 하는지 궁금했는데, 기본 마인드가 다르더라고요. 당시 공대생 친구가 일주일 만에 포토샵을 배워서 배너 디자인 해온 결과물을 공유했어요. 미친 사람이라고 느꼈죠. 이런 사람이 20명씩 모여 있으니까 전 세계에서 1등 하는 게 당연한 것 같았어요. 특출난 한 명 때문에 1등을 한 게 아니라 그 조직에 있는 사람들이 똑똑하다 보니 결과물도 뛰어난 것이더라고요. 그런데 조직 생활을 하면서 그런 문화가 많지 않다는 걸 알았어요. 그런 사람들만 모여있는 조직에 들어가고 싶었고, 그 조직이 토스라고 생각했어요. 토스에 가기 위해서는 금융 도메인을 경험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지금 회사로 왔어요. 토스가 유니콘이 될 수밖에 없던 조직 운영 방식이나 조직문화를 짧은 시간 안에 최대한 학습해서 창업에 적용해 보고 싶어요.
👱🏻♀️ 수키
마틴은 다 계획이 있군요. 마지막 질문으로 마틴이라는 사람이 궁금해서 준비했어요. 남은 2022년, 가장 기대되는 일은 무엇인가요?
🤵🏻 마틴
해가 지날수록 삶을 기대하지 않게 되더라고요. 너무 익숙한 일들이 벌어지다 보니 이러한 질문을 받을 수 있어 감회가 남다른데요. 요즘에는 향상성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해요. 다음을 기대하기보다 매일 꾸준하게 나아가려는 자세를 유지하기가 더 힘들다고 생각하거든요. 내 루틴을 잘 해내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어요. 굳이 하나를 꼽는다면, 사이드 프로젝트 하는 것을 굉장히 좋아해요.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들면 되는 거니까요. 프로덕트 매니저를 하면서 행복하지 않았던 점이 한 가지 있어요. 서비스 기획을 공부할 땐 만들고 싶은 걸 만드니까 재미있었는데, 회사에는 레거시 제품이 많다는 게 한 가지 아쉬운 점이었어요.
최근 코드아일랜드에서 열린 경제 보드게임 ‘캐시플로우 서울’에 참여했는데, 개인적으로 센세이션한 경험이라 티처 교육까지 수료했어요. 한 번 해보고 나니 사람들과 같이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금융 초보가 전문가를 향해 나아가는 브랜드를 만들고, 제가 꾸준하게 하는 것을 보여주는 게임을 공개하고 싶다는 상상을 했어요. 되게 행복하고 재미있더라고요. 내년 1월에 코드아일랜드에서 캐시플로우를 열 거예요.
👱🏻♀️ 수키
맞아요. 저도 ‘캐시플로우 서울’이 굉장히 즐거웠어요. 그래서 마틴이 준비하는 캐시플로우도 기대가 되네요. 슬슬 마무리하려고 해요. 오늘 어땠나요, 마틴?
🤵🏻 마틴
‘코아 주민이 좋다’ 하기 전에 걱정이 컸어요. 제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요. 걱정과 다르게 저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어줘서 감사하고, 제가 먼저 수키에게 하고 싶다고 연락했거든요. 본인 이야기를 꺼내고 싶은 사람은 먼저 용기를 내도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커뮤니티의 순기능 중 하나가 ‘저 사람이 저렇게 했네? 나도 해봐야겠다’라는 동기를 얻어가는 거로 생각해요. 서로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모습이 좋아 보여서, 여러분도 얼마든지 도전하면 좋겠어요. 제 이야기를 듣고 먼저 스피커를 하겠다고 자원하는 사람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 수키
저도 너무 공감합니다. 코아 주민이 좋다에서 더 많은 주민분들을 만났으면 좋겠어요.
무언가에 미쳐본 경험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은 도전의 폭과 빈도가 다른 것 같습니다. 계속해서 도전하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힘은 바로 그런 경험에서 나오는 것이라 생각해요. 2023년에는 우연을 많이 일으켜 새로운 것에 매료되어 많은 것을 도전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글 김수진 Community Content Manager
편집 김성태 Community Content Mana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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