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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명이 읽어 본 주니어 PM 노션 포트폴리오는 어떻게 생겼을까?
2023년 04월 26일
안녕하세요. 저는 스타트업의 CX 매니저로 근무하고 있고, 동시에 커뮤니티 운영자, 매거진 기고 작가 등 다채로운 정체성으로 활동하는 김은미라고 합니다. 🔗코드스테이츠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부트캠프 10기 수료 후엔 🔗스타트업 PO 인턴으로 일한 경험이 있으며 현재는 고객 경험 관리 쪽으로 직무 방향성을 살짝 조정했습니다.
부트캠프 수강 전부터 저는 노션 페이지를 만들어 다양한 개인 활동을 기록하고 있었는데요. 수강 내내 활동 내용을 계속 업데이트하고 부족한 점을 보완하여 현재와 같은 모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물론 포트폴리오 업데이트는 지금도 계속 진행하고 있어요. 때로는 변화를 주기도 하면서 어떻게 하면 저라는 사람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죠.
아래 캡쳐 이미지는 포트폴리오를 네 번째로 업데이트하며 새롭게 생성한 노션 페이지에 2022년 6월 13일부터 붙여 둔 구글 애널리틱스의 관리자 화면인데요. 보시는 것처럼 누적 사용자 1,400명 이상을 달성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노션 최적화 툴 ‘우피‘를 사용하면 노션 페이지에 이와 같은 부가 기능을 연동할 수 있어요.)
PM 커리어를 시작하고자 하는 분들이라면 포트폴리오에 대한 고민이 많으실 텐데요.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제가 취업 준비 당시 포트폴리오를 만들며 고민했던 내용을 들려드릴게요.
PM으로 커리어를 첫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일까요? 바로 신입 PM을 뽑지 않는다는 것일 테죠. 저 역시 재작년 처음으로 ‘서비스 기획’, ‘프로덕트 매니저’, ‘프로덕트 오너’ 등의 직무에 지원을 시작했을 때는 무얼 해보기도 전에 자격 요건에서부터 가로막히는 데 좌절감이 컸어요.
대부분의 기업이 3년 이상의 경력자를 원할 뿐만 아니라, 어찌어찌 서류가 합격하더라도 면접의 벽을 넘기란 쉽지 않았어요. 아무리 주니어 PM을 구한다고 해도 최소 1년의 경력은 요구되었죠. 제가 처음 IT 스타트업의 기획 직무로 커리어 패스를 정했던 시기로부터 약 3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신입 PM에게 열린 자리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은 변함없는 듯해요.
그러나 기업들이 경력직을 선호한다고 해서 주니어 PM 포지션에 신입이 설 자리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에요. 제가 코드스테이츠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부트캠프를 수료하면서 만난 동기들 중 인턴 경험도 없는 사회 초년생, 전혀 무관한 직무에서의 경력만 있는 중고 신입 등 다양한 분들이 현재 주니어 PM으로서 원하던 기업에서 역량을 펼치고 있어요. 이때, 후일담으로 비법을 전해 들었는데 모두가 빠짐없이 언급한 키워드는 ‘포트폴리오’였어요.
사실 저는 부트캠프를 수강하기 이전부터 PM이라는 직무에게 포트폴리오가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깨닫고 있었습니다. 바로 2년 전의 한 면접 자리에서였어요. 당시 저는 대학교에서 문화서비스산업이라는 융합전공에서 배운 것 외에는 이렇다 할 지식도 경험도 부족한 상황이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 진행했던 프로젝트를 좋게 평가한 기업 몇 군데에서 면접을 보게 되었죠.
평소에 어디 가서 말을 못 한다는 소리는 들어 본 적이 없는 저였는데요. 면접은 차원이 다른 스킬이 필요하더라고요. 면접에서 저의 프로젝트, 대외 활동, 비전과 목표 등등 일상에서는 생각해 보지 못한 주제에 대해 즉각적으로 답변을 해야 하다보니 말문이 막히는 건 순식간이었어요. 아무리 면접을 열심히 준비해도 마찬가지였죠.
가장 심각한 문제는 저의 이력이 제 머릿속에서도 잘 그려지지가 않는 것이었어요. 이때, 저는 자기소개서를 고치고, 면접을 복기하는 걸 반복하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 해결법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저의 커리어 스토리를 다른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과정, 즉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것이 제가 겪고 있던 모든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열쇠였죠.
포트폴리오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허허벌판에 첫 발을 떼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다른 사람들의 포트폴리오를 열심히 참고해 봐도 답은 나오지 않았어요. 오히려 남들의 화려한 포트폴리오들을 지나치게 의식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았죠. 어떤 이력을 먼저 배치할지, 이미지는 몇 장을 삽입할지, 페이지는 몇 장으로 구성할지 등 고려해야 할 요소를 하나하나 신경쓰다보니 하루에 대여섯 시간씩 포트폴리오 만들기에만 매진했는데도 제대로 된 완성본 하나 내지 못했어요.
그때, 저는 포트폴리오라는 것의 본질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기로 했어요. 결국 어떤 방식을 선택하든, 포트폴리오를 통해 그간의 경험, 성과, 작업물을 바탕으로 자신의 업무 능력을 보여줄 수 있다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거라 볼 수 있잖아요. 그런데 그동안 레퍼런스들을 살펴보면서 보는 눈만 길러진 저는 ‘보기에 그럴싸한 포트폴리오’, 즉 내용보다 형식에 집착하고 있었더라고요. 포트폴리오를 통해 기업의 평가자들에게 ‘저는 이런 사람입니다’라고 이해를 시킬 수만 있다면 나머지는 모두 부수적인 요소에 불과했는데 말이에요.
이런 고민을 거친 끝에, 처음부터 다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보기로 한 저는 ‘포트폴리오를 쉽게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져 보았어요. 그때, 제가 대학교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하며 시, 소설, 시나리오 등 다양한 장르의 글쓰기를 경험했다는 걸 떠올렸죠.
당시 소설창작 수업에서 소설의 인물을 구성하는 다양한 방법들을 포트폴리오에 접목해 보기로 했어요. 끝내 ‘나’라는 인물의 이야기를 ‘채용’이라는 목적에 맞게 구성한 콘텐츠라는 문장으로 포트폴리오에 대한 저만의 정의를 내릴 수 있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사전 작업으로써 저의 경험 하나하나를 ‘에피소드’ 단위로 묶고, 각각의 에피소드들이 이어지고 발전하는 골조를 짰죠.
단, 이때 저는 채용담당자는 독자 중에서도 성격이 매우 급한 독자라고 상정했어요. 수많은 지원자들의 서류를 한 장 한 장 정독할 여유는 부족한 게 사실이니까요. 그래서 소설에서 독자를 주목시키는 가장 기본적인 기법인 ‘위기’를 더더욱 부각하는 데 집중했어요. 소설의 독자는 인물이 위기에 빠졌을 때 시선을 사로잡히고, 인물이 이를 어떻게 타개해 나가는지 기대하며 지켜보게 돼요. 끝내 인물이 자기만의 방식으로 이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 함께하며 인물에 공감하게 되죠. 그래서 있었던 일을 단순히 나열하는 대신, 좋든, 나쁘든, 이상하든, 독자들을 사로잡을만 한 독특한 에피소드들을 우선 순위에 두고, 이 에피소드들이 어떠한 인과성과 유기성을 갖는지를 집중적으로 어필했어요. (단, 이때의 에피소드들은 ‘채용’이라는 목적에 얼라인되어 있어야 하겠죠? 아무리 특이해도 지원하는 기업이나 직무와 무관하다면 독자의 관심은 사라지니까요.)
소설은 낙서나 일기와는 달리 언제나 ‘타인’이라는 독자를 전제에 두고 써내려가야 해요. 이런 관점에서 생각했을 때, 포트폴리오는 그야말로 가장 중요한 독자, 즉 채용 담당자에게 ‘나에게는 이런 이야기가 있어요!’ 라고 강력하게 소구해야만 하는 콘텐츠인 거잖아요. 그래서 어떤 글을 쓸 때보다도 치열하게 독자에 대해 생각하며 본격적인 기획을 시작했어요. 보기에만 예쁘거나 남의 이야기에 어울리는 방식 대신, ‘나’라는 인물의 이야기를 정리하는 데 가장 적합한 방식을 탐구했어요.
제가 집중한 방식은 꾸준한 기록이었어요. ‘저는 PM이라는 직무에 이만큼 진심입니다’라는 열정을 효과적으로 보여 주기 이보다 좋은 방법은 없었죠. 코드스테이츠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부트캠프의 데일리 및 위클리 과제를 업로드해 온 브런치가 큰 도움이 되었어요. 별도의 툴을 활용해 요소 하나하나를 힘들게 제작할 필요 없이, 링크를 붙여 넣는 것만으로도 포트폴리오의 완성도를 끌어 올릴 수 있었으니까요.
2022년 1월부터 지금까지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는 🔗브런치는 약 500여 명에 가까운 구독자분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브런치 구독자가 100명을 웃돌던 때, 서핏이나 원티드 같은 플랫폼에 제가 브런치에 남긴 기록이 소개되는 걸 보면서 천천히, 그러나 쉼없이 이어온 기록의 여정이 실제로 많은 사람들에게 어필이 된다는 점을 실감했어요.
그래서 포트폴리오에 넣을 항목들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나의 꾸준함이 엿보이는 기록이라면 다 넣어보자!”라는 결심을 하게 됐어요. 독서, 영화, 드라마 등에 대한 감상을 남기는 ‘Contents’, 직무 관련 학습을 한 뒤 배운 점을 정리하는 ‘Study’, 저의 취미와 관심사를 엿볼 수 있는 ‘Fun Facts’까지. 이와 같은 과정을 거쳐 지금의 포트폴리오 페이지가 탄생했어요.
현재 누적 방문자 수 1,400명 이상을 기록한 저의 노션 포트폴리오는 이와 같은 꾸준한 기록을 보기 좋게 엮어 둔 페이지에 불과해요. 저의 포트폴리오의 진정한 본질은 이 페이지에 실려 있는 각각의 에피소드들에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PM은 타 직무에 비해 소프트 스킬의 중요도가 높은 직무예요. 그러나 소프트 스킬은 정량적으로 측정하기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도 쉽지 않은 역량이죠. 게다가 경험 자산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신입에게는 소프트 스킬을 활용해서 그럴싸한 프로젝트 하나를 제대로 담당해 보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고요.
저 역시 취업 준비 당시 자꾸 현업자들의 알찬 포트폴리오에 눈길이 가는 바람에 자존감이 많이 줄어들어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 자신의 이야기를 부풀려 꾸며낼 수도 없는 노릇이었어요. 대신, 그래서 포트폴리오를 기획할 때만큼은 자기 자신을 200% 과대평가해 보기로 했어요.
아무리 작아 보이는 일이라도, ‘이게 경력이 된다고?’ 싶은 일도 다 포함해서 초안을 짰어요. 처음부터 남들처럼 성과도, 역할도 뚜렷한 프로젝트를 포트폴리오에 싣고 싶은 욕심도 있었지만, 솔직하게 그 당시의 저에게는 그런 경험이 없었어요. 그래서 포트폴리오라는 것의 본질에 맞게, 현재 제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기로 했습니다. 이런 저의 모습이 기업에게 충분히 매력적인지, 그렇지 못하다면 무엇을 보강해야 하는지는 일단 완성본이 나와 봐야 알 수 있는 것이었으니까요. 심지어 그중에는 지레짐작으로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었는데 의외로 채용담당자들에게 반응이 좋아서 여태까지도 요긴하게 활용하고 있는 경험들도 많답니다.
특히 PM은 커리어 패스에 정도(正道)가 없는 직무잖아요. 사소한 문제라도 주도적으로 해결해 본 경험이 있다면 PM의 커리어에 보탬이 될 만한 씨앗이라고 여기시고, 이를 소중한 마음으로 다듬어 선보여 보세요. 그에 대한 피드백에 따라 ‘데이터 분석력을 보충해야겠구나’, ‘현장 경험이 부족하구나’, ‘기술적인 지식을 키워야겠구나’ 등의 넥스트 스텝을 고민할 수 있을 거예요.
저의 노션 포트폴리오에서 프로젝트 단위의 경험들을 간추려 둔 페이지의 최상단에는 ‘좋아서 했던 일’이 게시되어 있어요. 말 그대로 뚜렷한 목적이나 의도보다는, 주변 사람들과 작당모의하는 일 자체가 재미있어서 지속하다 보니 결과물을 완성하게 된 프로젝트들을 따로 모아 둔 영역이에요. 경험 그 자체가 소중한 자산이 되는 직무일수록 나만의 커리어 스토리를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조언을 들은 뒤, 이처럼 업무와 무관해 보이는 경험 하나하나까지 제대로 기록해 놓는 데 노력을 기울였어요.
신입 PM으로 커리어의 스타트를 끊고 싶은 분이라면, 이렇듯 ‘꾸준함’과 ‘기록’에 집중해야 한다는 사실을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자기 자신의 역사를 돌아보면서, 채용담당자라는 독자를 상정하고, 포트폴리오의 본질과 목적을 상기하면서 작은 경험부터 그러모아 보시는 걸 추천해 드려요.
결국 포트폴리오는 나 자신을 위해 지나온 길을 바탕으로 나아갈 길을 끝없이 닦아나가는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나온 길이 있다면 그 자리에는 반드시 자국이 남습니다. 그 자국을 바탕으로 나아가야 할 앞날에 대한 단서를 발견하고, 스스로 용기를 북돋우며 커리어 스토리를 써 내려가 보는 마음가짐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글 김은미 CX Manager (PM 부트캠프)
‘벅차오름’의 가치를 믿는 CX 매니저로 일하고 있습니다.
고객의 안녕을 책임지는 파수꾼을 꿈꿉니다.
👩🎓 CX 매니저 은미님이 졸업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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